🕙 유방암 타임라인
26. 02. 21. 로컬병원방문, 초음파와 조직검사 진행
26. 02. 27. 결과 확인 및 유방암 확진, 상급병원 예약
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힘들어하고 있고,
또 사람들마다 케이스가 모두 달라서 기록해보는 유방암 일지(?)

26. 02. 21. 로컬병원방문, 초음파와 총조직생검 진행
일단 나는 증상이랄 것도 없었지만,
10년전 쯤 우측에 섬유선종*으로 수술했던 경험이 있어서
이번에도 또 섬유선종이겠거니 하고 3년을 넘게 혹을 키워(?)왔다.
그런데 올해 초부터 스트레스만 받으면 혹 부위가 욱씬욱씬 아프더니 1월 말쯤엔 사이즈가 많이 커졌음**을 인지하게 됐다.
*5cm정도 크기, 조직검사도 없이 다짜고짜 짼 의사아줌마 때문에 레알 심한 칼빵(?)이 남음.
**3년 동안은 크다는 생각을 전혀 안했다. 손톱 크기 정도로, 생리전에만 느낄 수 있었음.
병원가는게 너무 귀찮았어서 한 달 뒤인 3월 초 쯤으로 방문예약을 걸어두고 잊으려고 했으나 ...
엄마의 잔소리에 쫓겨나듯(?) 병원에 당일 방문을 하게 되었다.
의사 선생님 뵙고 겉으로 먼저 만져보시더니
"사이즈가 많이 커서 맘모톰*이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. 초음파 확인 후 조직검사도 해보자"고 권하셨다.
이때까지만해도 나랑 의사선생님은 초음파보면서
왘 사이즈 크다, 오른쪽처럼 왼쪽도 째야겠네 하는 정도의 가벼운 얘기를 할 정도로 별 생각이 없었다.
탕탕 총소리와 함께 총조직생검**을 진행했고, 사이즈가 크니까 5개의 조직을 뽑겠다고 하셨다.
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1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그런줄 알았다.
*유방 조직을 바늘로 ‘빨아들이듯’ 제거하는 진공 보조 조직검사 장비/시술 (3cm이하의 작은 종양은 맘모톰으로 제거하는 추세)
**더 굵은 바늘로 ‘조직 자체’를 잘라서 가져오는 검사 (주사처럼 얇은 바늘로 세포만 뽑는 검사(세침흡인)보다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)
26. 02. 27. 조직검사 결과 확인, 유방암 진단
25일이었나? 평소에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둬버릇했더니 낯선 번호로 꽤 여러번 전화가 온 것을 확인했다.
일주일 걸린다는 것 치고는 빠르게 연락이 와서 생각보다 빨리 결과가 나왔네 했는데
유방암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연락을 주셨더라.


지금보니 다른 병원들과 달리 나는 꽤 빠르고 꼼꼼하게 로컬병원에서 움직여주셨다.
다른 병원은 본인이 직접 상급병원 예약을 한다거나
조직검사도 한 번에 진행되지가 않는 경우가 꽤 있던데,
그에 비해서 나는 병원에서 직접 상급병원 예약도 진행해주시고,
조직검사*도 면역검사까지 한 번에 진행(?)된데다가 꽤 디테일한 결과를 받아 볼 수 있었다.
하지만 의사선생님이 설명을 너무 못하시는 건 안 비밀 ... 원래 예약은 다른 의사선생님을 했었지만 ...
*총조직생검 슬라이드는 다른 병원을 갈 경우를 감안(?)해서 회수 요청드려서 다시 받도록 한다.

집 가까운데가 어딘지 확인해서 아주대병원과 용인세브란스를 연결해주셨고,
조금 더 넓게 강남 세브란스와 삼성패스트랙 ?까지도 알아봐주시고 연결해주셨다.
강남 세브란스가 3월 5일로 가장 빨랐고 나머지는 3월 말에 예약이 되었는데,
쿨하게 나머지는 모두 취소 연락을 드리고 강남 세브란스로 확정*했다.
*강남 세브란스 예약도 담당 교수님도 진짜 운 좋은 케이스.
tip
유방암의 경우,
우리나라 의료기술의 발달로 모든 병원이 상급표준화된 컨디션이라 어느 병원이든 치료 프로세스는 표준화 되어있다.
생각보다 병원 갈 일이 많기 때문에 무족권(무조건!), 반듯이(반드시!), 집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추천한다.
다만 본인이 걱정이 많고 전전긍긍할 타입이라면 아묻따 큰 병원을 대기해서라도 가도록 하자.
ㅋㅋㅋㅋㅋㅋㅋㅋ ........ 지금도 당황스럽넼ㅋㅋㅋㅋㅋㅋ 내가 유방암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실감이 안나서 그런지 눈물도 안나더라.
암이라는 단어도 낯설 뿐더러 그냥 내가 암이라는 것을 인정을 하기 싫었던 걸수도 있고 말이다.
이 때는 암에 대한 걱정보다 생각하지 못한 큰 지출이 생겼다는 거에 더 많이 예민해졌던 것 같다.
가장 처음 들었던 생각이 이건 또 돈이 얼마나 들려나, 나 돈 없는데 큰일났네 ... 였으니까.
백수로 살아가기 바쁜 나는 암보다 현실이 먼저였다.
치료보다 생계가 먼저였고, 병원보다 이력서와 면접이 더 급했다.
백수에게 암은 ‘죽을 수도 있는 병’이 아니라 ‘당장 감당해야 할 비용’으로 다가왔다.
우리의 불안은 마주해보면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, 견딜만하다.
‘암’, 이보다 더 크게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이벤트가 또 있을까.
그러니 지금은, 아직 오지도 않은 일들까지 끌어와 미리 무너질 필요는 없다.
그냥 오늘 할 일을 하고,
버틸 수 있는 만큼 버티고,
그 다음을 맞이하면 된다.
생각보다, 나는
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일지도 ...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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